교회, 장차법 시행 무엇을 준비하고 있나②
교회가 해야 할 일
교회를 비롯하여 모든 종교기관은 모든 사람을 향하여 열려있어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모든 사람(everyone)은 실질적으로 가장 약한 사람을 의미한다. 가장 약한 사람에게 열려있다면, 곧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이 진화론적 관점에서 강한 것, 센 것, 높은 것에 관심을 가질 때, 종교는 약한 자, 힘 없는 자, 병든 자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일을 하여야 한다. 또한 약한 자, 힘 없는 자, 병든 자들이 세상에서 쉼을 찾지 못하다가 종교에서 결국 안식의 공간을 찾는 곳이어야 한다. 그것도 일시적인 안식이 아니라 영원한 안식을 찾는 곳이 종교여야 한다.
과거 긴 역사 동안에 종교는 그러한 역할을 하였다. 한국 역사에서 불교의 역할이 지대했던 것 처럼, 근세사에서 기독교가 한국역사에 끼친 영향은 대단하다. 서구문명의 유입을 통한 한국사회의 문을 열어 변화의 길을 걷게 한 것이 기독교요, 여성, 아동을 인격적인 존재로 살아가게 하는 일에 혁혁한 공로를 세운 것이 기독교요, 19세기 말에 장애를 가진 사람을 교육의 대상으로 삼아 가르치고 이들을 위하여 학교를 세워 오늘에 이르기까지 장애를 가진 사람과 학교를 밀접하게 만든 것이 바로 기독교이다. 전쟁 이후 복지라는 단어에 대하여 낯선 한국사회를 복지에의 길로 들어가게 한것이 기독교요, 그 중에서 한국외원단체(KAVA, Korean Association Voluntary Agency)등의 역할은 지대하였다. 이들의 활약은 1970년대 이후의 비록 시설 중심이었지만 장애인 복지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였고, RI(Rehabilitation International)과 같이 세계적인 동향을 한국 사회(장애인 복지에 있어서 암울했던 시기에)에 소개하고, 한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동력을 제공한 것이 기독교였다. 장애인 복지를 비롯하여 사회사업가를 양성하는 일에 앞장 섰던 것도 기독교가 주축이 되어 일으켜 세운 사회사업(복지) 대학의 출범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2008년에는 장애인차별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의 시행을 통하여 그 법의 대상이 되고 있다. 적어도 한국역사와 사회에 영향을 끼친 교회의 역할을 지속해서 이어왔더라면, 그 역사의 정신을 맥을 이어왔더라면, 이 법의 대상이 아니라 이 법을 잘 지켜야 함을 온 세상에 알리면서 선도하는 위치에 있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한국교회는 세상의 가치관(Worldly perspectives)을 따라가고 있었다. '많이 모여야 하고, 크게 지어야 하고, 널리 지경을 넓혀야 하고, 힘세고 강함 사람들 중심으로 모임이 이루어지고, 부자와 많이 배운 사람이 축복받은 사람이나 성공한 사람의 기준이 되는' 가치관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약하고 적게 배우고 가난하고 여린 사람들은 교회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차지하기가 힘들게 되었다. 그래서 장애인들만 모이는 장애인 교회가 만들어지고, 급기야 빈민교회가 생겨나기도 하였다. 21세기에 들어와서 이러한 움직임도 멈추고 말았다.
교회가 차별없는 사회, 차별없는 공간, 차별없는 인간들의 모임이 된다는 것은 이상하고(strange), 새로운(new) 그 무엇이 되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극히 자연스럽고(natural) 정상적normal)인 것이요, 성경적(biblical)인 교회가 되는 것이다. 하나님이 이 땅에 교회를 세우신 목적은 바로 이러한 공동체를 세우기 위함이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천국(Kingdom of God)은 바로 이러한 곳이다. 그러나 오늘 교회의 현실은 이러한 자연스럽고 성경적인 교회의 모습과 거리가 있다. 어떤 의미에서는 마틴 루터(Martin Luther)나 존 칼뱅(John Calvin)등으로 부터 시작되었던 종교개혁(Reformation)이 다시 일어나야 할 시기라는 생각이 정점에 다다르고 있다. 종교개혁이란 결국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환원주의(Reductionism)에 근거한 것이다.
이번 『장애인 차별 금지 및 구제에 관한 법률 』시행을 통하여 참다운 교회의 모습을 회복하는 작은 출발이 되기를 바란다. 참다운 교회는 "모든 사람을 향하여 열려있는 교회"이기 때문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말하면 참다운 교회는 "모든 사람이 단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동등하고 평등하고 자유롭게 존중받고 살아가는 공동체"이기 때문이다. 나는 지난 4월 7일 강북제일교회에서 KNCC 주최 장애인 주일연합예배에 다음과 같은 내용을 주장했다. 장애인 차별이 없는 교회, 장애인이 동등하게 존중받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서 다음 10가지를 제언했다.
1) 성경과 설교에 있어서 올바른 인 |
